수년 전 나는 글루텐 알러지 때문에 글루텐 소화 효소가 없어서 내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만들면 알레르기 반응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철저하게 밀가루 및 가공식품을 끊은 것은 2년 2개월 2일 전이다. 2022년 1월 1일부터 시작했으니까…
저기 식탁에 놓인 김치는 거의 장식용이다. 왜냐면 김치를 담글 때도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데 나는 설탕도 안 먹기 때문에 김치를 거의 먹지 않는다. 작년 10월 경 나는 며칠째 계속 설사를 했었다.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 보다가 밀가루와 가공식품을 끊은 후로 나는 돼지고기를 너무 많이 섭취했다. 돼지고기 없으면 살지 못할 정도로 돼지고기를 먹어 치웠는데 나에게 돼지고기가 안 맞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래서 일주일간 돼지고기를 안 먹었더니 설사를 안 하더라. 그래서 그 이후에는 삼겹살은 안 먹었고 아주 가끔 수육을 먹었다. 수육을 먹었더니 설사를 안 하더라. 결국 돼지기름을 내가 소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 되었다.
왼쪽에 있는 건 냉장고에 있는 것 재료를 꺼내서 그냥 구웠다. 하나는 버섯이고 하나는 깻잎이다. 돼지고기 목살을 구웠는데 저녁 8시가 되어서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서울을 다녀온 아내는 피곤하다고 아들 라면도 끓여주고 밥은 알아서 먹으라고 해서 목살을 구워서 먹었다. 오른쪽에 있는 건 아침밥이다. 미역국에 트러플 오일을 부은 채소이고 돼지고기는 아들이 먹다가 남긴 거다. 나도 몇 점 먹었는데…. 맛없더라. 육류의 기름이 맛이 없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돼지고기를 그렇게 먹어 치웠는데 이제는 돼지고기가 먹고 싶지 않게 되어버렸다. 식성은 이렇게 변하나 보다.
하지만 이렇게 음식을 가린다 해도 외식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가공식품을 섭취하게 된다. 3일 연속 미팅을 해야 해서 외식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휴게소에서 곶감도 사 먹었다. 곶감을 사서 먹으면 너무 달다. 하지만, 졸리고 배가 고파서 곶감을 사 먹었는데 여기에 첨가물이 제법 들어가는 것 같다.
결국 발목에 수포가 생겼다. 아주 오랜만에 수포가 생긴 건데 이 정도는 사혈 한번 해주면 금방 사라진다. 신기한 건 수포가 안 생긴 부분에 사혈을 하면 맑은 붉은색 피가 나오고 수포가 있는 부위를 침으로 찔러 사혈을 하면 저렇게 검붉은 빛이 도는 피가 나온다. 먹을 걸 가리지 않았을 때는 밀가루 및 가공식품으로 인해 손가락, 발목, 무릎, 팔목 등에 수포가 많이 생겼었는데 지금은 거의 수포가 생기지 않는다.
심지어 나는 사과를 먹어도 설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사과도 섭취하지 않고 있다. 아침마다 설사를 자주 했었는데 요즘은 거의 변비 수준의 변을 보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성취감을 높여준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서 살을 뺀다.
나는 7년째 꾸준히 운동하고 있는데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한 운동을 살을 다 빼고서라도 계속해야 한다. 운동이 습관이 되어야 건강해진다. 그리고 음식도 마찬가지다. 3일, 7일 30일만 참아보면 먹는 게 달라질 수 있다. 글루텐 알러지 때문에 시작된 이 건강식단은 지금 내게는 너무도 소중하다. 밀가루 끊기는 꼭 해보길 추천드린다.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목포에서 유명한 게 낙지라면서 동반자가 사주겠다고 한다. 목포가 뻘낙지로 유명한지 낙지 거리도 있긴 하더라.
골프장에서 가깝고 바닷가이기도 해서 이 음식점을 선택했다. 글루텐 알러지로 밀가루 끊기는 시행중인 나에겐 아주 좋은 음식점이다.
음식점 : 무안명가
한식 대가라고 되어 있던 것 같더라. 바닷가 앞이라 다른 시내에 있는 음식점보다는 이곳을 선택했다.
최민식 씨가 주연으로 나왔던 ‘올드보이’에서 낙지를 생으로 물어뜯는 장면이 해외에서는 거의 경악에 가까운 장면이라고 어디서 들은 적이 있었다. 문화 차이이기 때문인데 유튜브에 가끔 외국인들이 이 ‘탕탕’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산낙지 요리에 도전하는 것을 보기도 했었다. 한국 사람 중에도 이 낙지 요리를 징그러워서 못 먹는 사람 많을 거다. 우리 딸은 낙지 탕탕이를 너무 좋아한다. 집 근처 횟집에 가면 반드시 시켜달라고 할 정도로 좋아한다.
대한민국 한식 대가 김영희 씨가 운영하나 보더라. 프런트에 메달도 있긴 하더라. 한식 대가가 얼마나 네임밸류가 있는 요리가의 타이틀인지는 난 모른다. 점심을 사주신 분이 이 지역에 오면 다른 음식점을 많이 갔는데 이 음식점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탕탕이가 메뉴에는 큰 게 7만 원이다. 참기름을 넣으면 낙지의 맛을 잘 못 느낀다고 하는데 맛이 있다고 하시더라. 이분은 낙지 탕탕이를 아주 좋아하셔서 내가 가끔 만나서 밥을 얻어먹을 때는 늘 낙지 요리를 사주신다. 한우 생고기와 함께.. 글루텐 알러지인 내 사정을 잘 아시는지.
낙지연포탕도 주문했는데 저기 검은색 빛이 나는 게 김을 말리기 전의 김이었다. 김을 말리기 전에 김의 명칭이 ‘물김’이라고 한다. 물김과 산낙지 요리를 연포탕이라고 했다. 이런 종류의 연포탕은 처음 먹어 보는데 이게 별미였다. 게눈 감추듯 사라졌는데 낙지를 두 마리 더 추가해서 먹었다. 산 낙지를 뜨거운 곳에 넣어서 끓여 먹는 게 좀 그렇다는 사람도 있지만 맛있는 건 맛있는 거다. 어느 유럽에서는 살아 있는 생선을 가지고 회를 뜨면 안 된다는 법이 있다던가. 그래서 죽이고 난 다음에 회를 떠냐 하기에 신선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 동물권이나 식물권 다 좋지만.. 나는 이런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낙지 머리도 너무 맛있었다.
청정 갯벌에만 사는 감태 반찬이 나왔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파래 김치와 비슷한 맛이었다. 엄마 생각이 났다. 어릴 적에 이런 파래 음식은 싫어했는데 나이가 드니 맛있다. 어릴 적 내가 싫어했던 음식은 무를 삶아서 나물 같은 것을 무친 음식이었는데 지금 먹으면 그게 맛있다. 커가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식성이 달라지나 보다. 어릴 때 이런 맛없는 걸 먹는 어른들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감태 맛있더라. 서울 서초동에서 먹던 매생이 죽도 생각나고… 바닷가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무안 명가 요리집이다.
목포 무안cc에서 골프를 친다면 이곳을 가보면 좋을 듯하다. 나처럼 밀가루 끊기를 하고 있어도 거리낌 없이 많은 것을 먹을 수 있다. 거리도 10분 거리 정도 된다. 낙지는 다 비싸지 않나? 연포탕에 두 마리 넣어 달라고 추가 주문했는데 한 마리에 1만 원이라고 하셨다.
아내도 연포탕이 너무 맛있다고 했고 음식을 사주신 분들도 정말 맛있다고 하더라. 나도 맛있었다. 공짜지 않은가^^ 글루텐 알러지도 아무 영향을 안받고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